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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홍욱희 박사(한전 책임연구원)

행성지구는 지금으로부터 약 45억년 전에 탄생하였다. 그리고 약 10억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시점에 이루러 원시생명체로 불리는 최초의 생물이 출현하였다. 당시의 지구난 현재의 지구와 현저히 달랐으리라. 이후 약 35억년의 기간이 경화하면서 행성지구는 서서히 변화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지구 45억년의 역사는 그야말로 기나긴 세월이다. 우리 한반도에서 선사시대가 처음 시작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불과 7000년 전이었으며 고조선이 개국한 것이 B.C.2500년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우리 나라의 고대사에 대해서조차도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런 점에 비추어 볼 때 현대과학이 제 아무리 발달했다고 해도 수억 년 동안의 지구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무릇 어떤 사건에 대해서 명백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 으레히 많은 가설과 이론이 따르는 법이다. 따라서 우리 지구의 역사, 즉 지난 40억 년 동안의 생물과 무생물의 진화에 대해 이제까지 무수한 학설과 주장이 나무했던 것은 정녕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근대과학이 확립된 이루 현재까지 과학에서의 주류적인 시각은, 생물이 지상에 처음 출현한 이루 끊임없이 주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점진적으로 진화되어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다고 단정한다. 즉, 태양복사열 증가, 화산폭발, 운석의 충돌, 대륙이동 등의 여러 지질학적
원인들에 의해서 세월의 흐름과 함께 대기와 해양의 조성이 변화하고 또 기후가 바뀌었으며, 생물들은 그러한 주위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점진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을 밟아 왔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그런데, 처음 지구에 생명이 출현했던 과거 40억년 전의 원시 대기가 산소를 전혀 포함하지 않은 환원상태를 나나내던 것에 비래서 오늘날의 대기권은 산소가 약 21%나 들어 있는 산화상태를 이룩하고 있다. 해양은 지구의 탄생 이루 그리 오래지 않아서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는데, 바닷물의 염분농도가 처음 그것이 형성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높았다고 생각하기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해서 바닷물의 염분농도가 지난 수십 억 년 동안 줄곧 증가 일로를 걸어왔다고 추측하기도 어렵다. 그런가 하면, 많은 지구과학적 자료들은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난 35억년 동안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음을 밝히고 있는데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극히 최근에 이루기까지 이러한 질문들은 지질학과 고생물학 분야의 중요한 관심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서 합리적인 대답을 제공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1970년대 초 영국의 대기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지구의 역사와 생물의 진화에 대한 종래의 견해들과 전혀 괘도를 달리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한했는데, 그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살아있는 거대한 유기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구 생물권을 단순히 주위환경에 적응하기만 하는 소극적인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지구의 제반 물리화학적 환경을 활발하게 변화시키는 능동적 존재로 규정했다. 러브록은 이러한 자신의 이론에 '가이아 기설(Gaia Hypothesis)'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먼지 러브록은 지난 30여억 년 동안 대기권의 원소조성과 해양의 염분농도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는데, 만약 생물의 존재가 지상에 출현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그렇게 될 수 없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탄소, 질소, 인, 황, 규소 등 지구를 구성하는 주요 원소들이 대륙과 해양을 오가며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놀라웁게도 이의 매개자가 전적으로 생물이라는 점을 또 알아차렸다. 생물들은 기후를 조절하고, 해안선을 변화시키고, 때로는 대륙을 이동시킬 수도 있었다. 따라서 러브록은 자연스럽게 이 지구가 생물과 무생물의 복합체로 구성된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라고 단정짓기에 이르렀는데, 그는 이러한 지구의 실체를 일컬어 '가이아(GAIA)'이라고 명명하였다.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대지의 여신을 의미한다.

가이아 이론에 의하면 우리들은 비로소 이제까지 현대과학이 제댈 설명하지 못했던, 지구의 역사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 즉 왜 바다는 태고적부터 이제까지 큰 변화없이 염분 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 생명의 탄생 이후 현재까지 무수한 지질학적 재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구의 기온은 생물의 생활에 적합한 범위내에서 유지될 수 있었는지, 생명의 탄생 이루 현재까지 무수한 지질학적 재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구의 기온은 생물의 적합한 범위내에서 유지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지구의 생물들이 그러한 대재난의 와중에서도 어떻게 한번도 절멸됨없이 계속할 수 있었는지 흥미진진하게 설명될 수 있게 된 것이다.

1970년대 초 러브록에 의해 처음 제안된 가이아 이론은 지난 20여 년 동안 고생물학, 지질학, 기상학, 고기후학, 지구과학, 해양학, 생태학, 환경과학 등 지구의 역사와 자연을 탐구하는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진지하게 연구 검토되었으며, 그 결과 이제는 지구 생물권과 인류의 운명을 예언하는 과학적인 지침서로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 이론은 그동안 종교계와 철학계 등을 비롯한 사회과학의 많은 부문에서도 열띤 찬반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는데 '80년 후반에 이르러서는 신과학을 선도하는 주요 학문분야의 미래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환경오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인식의 전기를 부여하는 점에서 그 의미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구가 살아 있다는 생각은 분명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을 것이다. 고대의 신화와 설화에서는 '땅(대지)'이라는 존재가 살아 있는, 그래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지금도 문명세계와 격리된 많은 지방에서는 자연을 경외하고 신성시하는 풍습이 남아 있는데, 이러한 사고는 바로 러브록이 제창한 가이아 이론의 모체가 되는 셈이다(우리 나라에서도 산신령을 경외하고 용왕을 떠받드는 풍속의 잔재가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지만 이로 인해서 또한 가이아의 이론이 비과학적이라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러브록은 이전의 과학자들이 살아 있는 지구의 개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은 켤코 아니었다. 영국의 제임스 허튼(James Hutton)은 1785년에 열린 에딘버러 왕립학회의 회의에서 지구는 한 거대한 초 생명체이자 이 존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생리학적 지식이 필요하다고 설파한 바 있다. 그는 토양 속 무기물들이 순환과 대양으로부터 육지로의 물의 이동을 인체내 혈액의 순환에 비유하였는데, 그가 현대 지질학의 아버지로 추앙받을 정도로 덕망이 대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회를 풍미하던 환원주의(reductionism)의 물결에 휩쓸려 그의 대담한 제안은 곧 잊혀지고 말았다.

러시아의 탁월한 과학자 블라디미로 버나드스키(Vladimir Vernadsky)는 1911년 생물권(biospere)을 흡수하여 전기적, 화학적, 기계적, 열에너지 등 지구에서 사용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생명의 존재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각의 영역으로 간주되다'고 정의한 바 있는데, 그는 이러한 살아 있는 지구의 개념을 자신의 사촌형인 예브그라프 코롤렌코(Yevgraf M. Korolenko)로부터 전수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따라서 지구가 살아있는 한 거대한 유기체라는 사고가 러브록에 의해서 처음 비롯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품고 있던 생각을 객관화하고, 그것에 이름을 부여하고, 그 개념을 과학적으로 추구했던 최초의 과학자로서의 러브록의 공로는 결코 부정될 수 없으리라.

러브록이 처음에 어떻게 가기가 가설을 생각해내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자못 흥미롭다. 지구가 지표면의 생물들에 의해서 능동적으로 조절되고 유지된다는 개념을 러브록이 처음 생각하게 된 시점은 1960년대 중엽 그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초청을 박아 제트추진 연구소(Jet Propulsion Labortory)에서 화성을 비롯한 다른 행성에서 생물체를 찾고자 하는 실험에 종사할 때부터였다고 한다. 자신의 저서들을 통하여 고백하고 있다.

그는 화성의 생물체 탐사에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곳에서 생존가능성이 높은 생물체를 선택하여 그것들을 개별적으로 조사하기보다는, 그 생물들이 서식함으로써 행성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어떤 결과를 찾아내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행성에서 생물체를 탐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의 하나는 그 행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는데, 그는 철학자인 다이언 히치콕(Dain Hitchcock)과 함께 행성의 생물체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 수송 매개체로서 대기권을 이용하고 대사작용의 부산물로 생성된 노폐물이 처분장소로서는 해양을 이용할 것이라는 점을 제안하는 두 개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만약 생물체들에 의해서 대기권의 화학적 조성이 달라진다면 생물이 서식하는 지구와 그렇지 못한 다른 행성들의 제반 물리적, 화학적 특성들을 비교해봄으로써 생물서식의 유무를 쉽게 판정할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에는 이미 화성의 대기권을 연구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는데 그것은 적외선 망원경으로 지구에서 화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족되었다 이러한 결과 러브록은 화성의 대기층이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되어 있고 그것의 조성은 화학적 평형(chemical equilibrium)의 상태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화학자로서 화성과는 달리 지구 대기권의 화학적 조성은 영속적인 화학적 비평형의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이러한 관찰에 근거하여 화성에는 생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하였다.

화성의 대기권와 지구의 대기권 조성이 다르고 그러한 차이점이 생물 존재의 유무에 의해서 나타나는 결과라면, 과녕 행성지구의 생물들을 탄생이후 40억년의 기간 동안 지구의 물리적, 화학적 성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NASA를 방문했던 이후 러브록은 이 문제에 대해서 끈질긴 탐구를 거듭하였다.

러브록은 먼저 우리들이 우주선을 타고 외계에서 지구를 들여다본다고 가정하였다. 어떻게 하면 편견없는 눈으로 많을 것을 살펴볼 수 있게 되는데, 그는 지구대기원의 비정상적인 화학적 조성으로 인해서 발산되는 특징적인 적외선 신호를 적당한 감지기만 있으나 누구나 관측할 수 있는 영원히 존속되는 생명의 소지라는 것을 인식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완벽하게 지구를 점령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결코 그들은 지구 위에서 자신들의 생존에 필요한 제반 조건들을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꺠달았다.

어떤 행성에 생물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생물이 필연적으로 그 행성의 기후와 화학적 상태를 조절할 수 있어야만 한다. 생물체가 그 행성에 일정한 기간 동안만 존재한다거나 부분적으로 존재한다거나, 또는 가끔씩 다른 곳에서 그 행성을 찾아든다고 한다면 그 행성의 화학적 물리적 진화를 야기시키는 불가항력인 힘에 대항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항상 생물들의 생활에 적합한 조건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생물들의 역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인식하게 한다.

가이아 이론의 핵심은 이 지구가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인데, 이러한 러브록 견해는 그가 1972년에 "대기권 분석을 통해 본 가이아 연구"라는 제목으로 제시한 단 한 페이지 분량의 짤막한 논문에서 처음 제안되었다. 다음의 표는 화성과 금성, 그리고 생명체의 존재가 없는 지구를 가정하였을 때 그것들의 대기 조성과 현재 지구의 대기 조성을 비교하여 정리한 것
인데, 이 표에서 우리들은 생물의 존재가 지구 대기권의 화학적 조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러브록은 1970년대를 통하여 생물들이 지구의 대기권 조성을 비록해서 해양, 대륙, 암석 등의 무생물적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검토하고, 그 결과로 얻어진 정보들은 정리하여 1979년에 <가기아: 생명체로서의 지구, Gaia : A New Look at Life in Earth>라는 책으로 발간하였다. 그리고 '80년대를 거치면서 얻은 가이아에 관한 많은 새로운 사실들과 지구생리적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새로운 견해들을 정리하여 1988년에 <가이아의 시대 The Age of Gaia>라는 제2의 저서로 발간하였다. 이 두 번째 책은 가이아 이론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지구와 지구의 생물들에 관하여 새롭고 통일된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으며 외계로부터 지구를 조망하는 가이아를 한 생리학적인 시스템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러브록은 학문적으로는 가기아 지구생리학(Gaia geophysiology)이라는 새학문의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가이아 이론은 행성 지구의 물질대사 시스템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생물의 역할을 크게 강조한다. 따라서 러브록은 생물권의 대기권의 산소농도를 21%로 유지시키고, 바닷물이 염분농도를 조절하며, 지구의 기후를 아늑하게 조성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었는지 그 메카니즘을 규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였다. 그 결과, 그는 이러한 생물들의 환경조절 메카니즘으로 자가 규제시스템(self-regulating system) 혹은 사이버네틱 시스템(cybernetic system)을 제안한다.

사이버네틱 시스템은 순환논리 회로를 갖는 것이 보통이다. 가정용 난방장치가 바로 간단한 사이버네틱 시스템에 해당하는데, 우리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난방 장치들은 실내에 설치되고 온도감지기와 온도조절기, 그리고 보일러를 점화시키고 연료를 공급하는 발열장치를 온도조절계로 통보하는 역할을 한다. 온도 조절계는 감지기가 전달한 정보를 기입력된 정보와 비교하여 방안의 온도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낮아지면 발열 장치의 스위치를 켜고 또 실내 온도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스위치를 끄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처럼 감지기, 조절기, 반응기의 세가지 요소로 구성되는 시스템이 있음으로 해서 밤과 낮, 여름과 겨울의 외부 기온차이에도 불구하고 실내 기온은 항상 일정한 범위내에서 유지될 수 있다.

러브록은 지구의 생물과 무생물이 한 데 어울려서 하나의 거대한 사이버네틱 시스템, 즉 가이아라는 복합적 실체(complex entity)를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가이아는 스스로의 존재를 위해서 능동적으로 주위환경을 조절한다고 제안한다. 그렇다고 도대체 가이아의 어떤 부분이 가정용 난방장치의 온도 조절계에 해당하는 부분을 수행하는 것일까? 그는 생물들이 바로 이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떠맡고 있다고 사유한다. 마치 우리 몸의 체온이 정상 수준보다 높아지면 발한 작용을 북돋아서 증발에 의한 열손실을 크게 하는 것처럼 그렇게 가이아도 자신이 스스로 주위환경을 진단하고 또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위하는 것이리라.

러브록에 의하면 범지구적인 온도 조절의 메카니즘이 어느 단순한 한가지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가이아가 자신의 존재를 보전하기 위해서 지구의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필경 아주 정교한 수단들을 무수히 동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지난 35억년의 기간은 가이아가 이처럼 정교한 기후조절 시스템을 창안하고, 시험해 보고, 발전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러브록은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지구가 화성이나 금성같은 태양계의 다른 자매 행성들과 전혀 다른 속성을 지니게 된 것이 전적으로 생물의 존재 때문이라는 러브록의 주장은 적어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에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시발점이 된다.

그 첫 번째 논쟁은 생물들이-개별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를 막론하고-과연 주변의 환경을 자신이 생존에 적합하도록 조절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모아졌다. 가이아 가설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진화생물학자들은 그것이 박테리아, 나무 흰개미, 원숭이 등의 모든 생물들이 공동으로 최고선을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든지 함께 어떤 총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지구의 무수한 생물종들이 자신들을 보전하기 위해서 서로서로 협력할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영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많은 생물학자들은 그보다는 흰개미들은 어떤 한가지 일에 종사하고, 나무들 또한 다른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등 그렇게 때로는 서로 돕기도 하고 또 때로는 서로 해를 미치기도 하는 가운데에서 그럭저럭 이 세계가 굴러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다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가이아 이론을 반박하는 가장 대표적인 과학자의 한 사람인 생화학자 포드 둘리틀(Ford Doolittle, W.)은 생물진화는 아무런 사전 계획이나 선견지명 없이 오직 자연선택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물은 각 세대에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아서 번식함으로써 가장 많은 숫자의 후손을 남긴다. 이런 후손들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동안에 아주 미약하지만 그래도 약간은 변화한다. 그래서 어떤 체들은 다른것들보다 생존과 번식에 더 적합하게 되기 때문에 그러한 개체들은 자신의 유전인자들을 더 많이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됨으로써 유용한 유전적 변화들은 널리 전파되는 반면 해로운 것들은 점차 도태되는데,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면 이러한 다원식 자연석택의 맹목적인 과정은 모든 생물에게 충분한 만큼의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리틀에 이어서 영국의 진화학저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자연선택이 이기성과 맹목성에 이끌려서 진행된다고 주장하면서 가이아 이론에 강력한 비난을 퍼부었다.

가이아는 한마디로 지구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구가 지난 40억년동안 변해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가이아는 45억년전에 태어났고 그리고 37-8억년 전에 탄생한 생물이 진화했다는 것 또한 지질학상(또는 화석상)이 증거(factor)들로 인해서 주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사실에 대한 증거는 지층을 살펴보면 생물의 분포를 생물이 달라졌다는 것은 사실이나 생물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메카니즘은 설명하기 어렵다. 생물은 환경에 적응한 것만이 살아남는다는 자연선택설로 생물이 다양하게 된 이류를 설명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1960년대에 J. Lovelock은 새로운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대기조성의 문제와 더불어 지구의 기후가 생물이 탄생한 37-8억년 동안 평균기온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생물이 존재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해 보면 기온은 섭씨 30도 정도 낮아졌을 것이고, 태양의 빛은 30%정도가 강해졌을 것이다. 즉 이것은 지구의 기후를 생물이 통제하고 있으며, 그리고 지구의 환경변화에 일조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지구를 생물과 환경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유기체로 보았다는 것이다.

가이아는 첫째 생물인 자신에게 적합하게 주위환경을 변화시킨다. 둘째, 가이아는 핵심기관과 부속기관으로 구별이 되며, 핵심기관으로는 기후조절 주요 기관인 해양중 특히 내륙붕, 열대우림 들이다. 그러므로 현재 파괴가 된 부분은 부속기관(북반구의 중위도 지역)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생물권이 환경(지구)를 어떻게 조절하는가? 그것은 자가조절시스템(self-regulating system)인 사이버네텍스(Cybernetics)를 가짐으로써이다. 이러한 것들을 환경문제에 적용하면 환경오염은 곧 가이아에서의 질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가설을 바탕으로 환경오염(질병)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학문인 지구의학으로까지 발전해 온 것이다.

1993 환경리포트 1·2월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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